이미 고인이 된 한국교회의 어르신 가운데 이성봉 목사님이 계신다.

그분이 남긴 사진들을 보면 동일한 포즈를 취하고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그것은 항상 두꺼운 가죽 성경을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대고 다니신다.

주님의 말씀이 심장과 가까운 곳에 있게 하시기 위함이었단다.

그런데 다른 한 손 오른쪽 손가락은 한 두개를 항상 약간 꼬부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

처음 본 사람들은 오른 손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언제나 주님의 손을 잡고 다닌다는 뜻이란다. 목사님이 길을 가시다가 질퍽질퍽한 길이 있고 마른 땅이 있으면 꼭 목사님은 질퍽질퍽한 길을 가신단다. 왜 그렇게 하시냐고 물으시면 마른 땅 좋은 길은 주님께서 가셔야 된다는 것이다. 식당에 가서 앉으실 때도 넒은 의자와 좁은 의자가 있으면 목사님은 꼭 좁은 의자에 앉으셨단다. 넓은 의자는 주님이 앉으셔야 된다고...

-"목사님! 넓은 의자에 좀 편하시게 앉으세요" 라고 권하시면

"아냐! 이 자리에는 주님이 앉으셔야 돼~"

우리들도 한 손에 성경을 가슴에 품고 한 손으로 주님의 손을 잡았다면 세상의 더러운 것이 들어갈 틈이 어디 있으며 세상의 유혹이 자리할 틈이 어디 있겠는가?

"어차피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돼!!" 그분의 육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비록 고인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그분의 겸손한 삶과 주님을 왕되게 하시는 신앙의 본을 따르는 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